

첫 방송부터 끌렸던 드라마.
서로 다른 세상에서 살아온 두 피아니스트.
명문 예고에서 우연히 마주한 그날부터,
두 사람의 삶은 한 곡의 멜로디처럼 이어지며
떼어 놓을 수 없는 인연으로 얽혀 가기 시작한다.
극의 전개가 지루하지 않았음에 넋 놓고 귀 호강했다.
그리고 두 주인공의 연기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초반에는 최정요를 연기한 이준영 배우가 시선을 사로잡았고, 자유로운 영혼의 음악천재 역할이 제 옷을 입은 듯 어색하지 않았다.
후반에는 열등감이 만들어 낸, 피아노를 사랑하는
또 다른 천재 강비오 역할을 맡은 송강 배우의 롤러코스터처럼 폭발하는 감정 장면에 눈길이 갔다.
이쯤되면 작가가 누구인지 안 궁금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찾게 된 작가의 이름과 원작이 있는지...
원작은 없고 작가가 영감을 받은 일간스포츠의 김지혜 기자의 글을 발췌했다.
신이원 작가는 두 주인공의 특별한 관계성을 구축하기 위해 에밀리 브론테의 소설 ‘폭풍의 언덕’과 이를 영화화한 안드레아 아놀드 감독의 영화 ‘폭풍의 언덕’(2011)을 가장 깊이 참고했다.
“그곳에 등장하는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의 관계는 남녀이지만, 그걸 떠나 그들 관계의 본질은 그 척박하고 바람 부는 땅에서 의지할 단 한 사람이 서로뿐이었다는 점입니다. 특히 아버지에게 심하게 매질당한 히스클리프의 상처를 캐서린이 가만히 보듬어주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캐서린은 모두가 외면하던 히스클리프를 인간적으로 아껴준 유일한 존재였고, 그 순간 히스클리프에게 캐서린은 생을 바칠 단 한 사람이 되었으니까요.”
신 작가는 야생을 맴도는 한 마리 늑대 같은 ‘히스클리프’의 이미지를 정요에게 투영했고, 바늘 하나 들어가지 않을 만큼 차갑고 냉소적인 ‘캐서린’의 결을 비오에게 입혔다. 실제 ‘포핸즈’에서도 비오는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가족이 단 한 번도 편안한 존재였던 적이 없었고, 정요는 유일하게 가족 같았던 비오를 마음속에서 떠나보내야 했다. 결국 서로에게 서로가 유일한 안식처였던 만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신 작가는 “배고픈 늑대는 양을 사랑한다”는 한 댓글의 문장에도 깊은 감명을 받았다. 본능대로라면 늑대에게 양은 허기를 채워줄 먹잇감이지만, 그 양을 사랑하게 되는 순간 늑대는 자신의 욕망과 사랑 사이에서 모순에 빠진다. 정요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9년을 버티게 한 복수의 끝에는 비오가 있지만, 정작 그를 무너뜨리려 할수록 자신이 여전히 비오를 아끼고 있다는 사실과 마주하게 된다. 복수해야 할 대상이면서 동시에 잃고 싶지 않은 사람인 셈이다.
작가는 이처럼 사랑하기 때문에 해칠 수 없고, 미워하기 때문에 놓을 수도 없는 정요의 딜레마를 ‘배고픈 늑대’의 이미지와 겹쳐내며 비오를 향한 복수와 애증의 서사를 한층 짙게 완성했다.
서로가 불쏘시개가 되어주는 우정,
서로의 음악을 동경하며,
서로를 완성시키는 예술의 세계.
대체 이런 상황은 어떤 마음일까? 짐작조차 안 되는....
고등학교 청춘 이야기 학원물인줄 알았더니,
안 봤으면 후회 할 뻔한 드라마 중 하나.
내일이 최종회라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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